{ "319000611_0": "절망을 향한 리허설", "319000611_1": "\"저 별이 보이니? 알리시아. 저게 시리우스야\"", "319000611_2": "\"시리우스…… 우리 악단하고 똑같은 이름이네\"", "319000611_3": "\"그래. 어두운 밤하늘에 가장 밝고 힘차게 빛나는 별이지\"", "319000611_4": "\"지금 세계 곳곳에는 싸움으로 인해 슬픔과 고통,\\n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많이 있어\"", "319000611_5": "\"그 사람들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\\n끝없는 불안에 떨고 있단다\"", "319000611_6": "\"우리 시리우스 교향악단의 목표는 그 사람들의 발밑을 비춰\\n걸어가는 그 길에 반드시 희망이 있다고 알려 주는 거야\"", "319000611_7": "\"……으음, 잘 모르겠어\"", "319000611_8": "\"하하, 말이 좀 어려웠나?\"", "319000611_9": "\"그럼 알리시아는 어떻게 하고 싶니?\"", "319000611_10": "\"나는 우리 악단의 음악이 정말 좋아!\"", "319000611_11": "\"우리 악단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면\\n왠지 마음이 따뜻해지니까\"", "319000611_12": "\"그러니까 난 우리의 음악을 들은 사람이\\n웃고, 신나고, 그랬으면 좋겠어\"", "319000611_13": "\"그래, 그거 좋구나!\"", "319000611_14": "\"좋아, 오늘부터 그것도 우리 목표로 삼자\"", "319000611_15": "\"알았어! 나도 열심히 할게\"", "319000611_16": "(꿈……)", "319000611_17": "(그 꿈을 꾼 게 얼마 만인지……)", "319000611_18": "(이제 곧 오랜 소원을 이룰 수 있어서 그런 걸까……)", "319000611_19": "\"실례합니다, 알리시아 님\"", "319000611_20": "\"무슨 일이지?\"", "319000611_21": "\"그렇게 느긋하게 계셔도 괜찮으신가요?\"", "319000611_22": "\"무슨 뜻이야?\"", "319000611_23": "\"듣자 하니 도망친 장착자가 2과에 연락을 취했다더군요\"", "319000611_24": "\"응, 그랬나 봐\"", "319000611_25": "\"정보가 얼마나 누설됐는지는 모르겠지만\\n조만간 우리 기지의 위치가 발각될 겁니다\"", "319000611_26": "\"그렇게 되면 장착자를 되찾기 위해 공격해 올 것이 뻔하죠\"", "319000611_27": "\"기지를 중심으로 넓은 범위에\\n요격용 알카 노이즈를 배치했다 해도 상대는 장착자입니다\"", "319000611_28": "\"무슨 말인지 알겠어.\\n그래서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?\"", "319000611_29": "\"선수를 쳐서 이번에야말로 2과를 없애 버리는 겁니다\"", "319000611_30": "\"물론 아모우 카나데는 겁낼 필요도 없는 존재입니다만――\"", "319000611_31": "\"그렇죠. 브리싱가멘이 기동했다고는 하나 우연일 뿐입니다.\\n그 상태로는 마음대로 제어할 수 없을 겁니다\"", "319000611_32": "\"그만한 상대면 쉽게 물리칠 수 있을 텐데?\"", "319000611_33": "\"네. 하지만 지난번 전투에 나타난\\n정보에 없는 장착자 2명―― 이 전력이 미지수입니다\"", "319000611_34": "\"계획을 실행하기 전에 불안 요소는 제거해야 합니다\"", "319000611_35": "\"만에 하나라도 계획의 초석인 아르모니카에 피해가 발생하면\\n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됩니다\"", "319000611_36": "\"불안의 싹은 작더라도 미리 제거하는 게 상책입니다\"", "319000611_37": "\"당신들이 하려는 말은 잘 알겠어\"", "319000611_38": "\"그럼 자장가 준비를 서둘러야겠네\"", "319000611_39": "\"네? 하지만 아르모니카에는 아직\\n계획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에너지가――\"", "319000611_40": "\"알고 있어. 이건 그냥 리허설이야\"", "319000611_41": "\"자장가를 시험해 볼 겸 2과에 협조하는\\n장착자를 물리치는 거지. 일석이조잖아?\"", "319000611_42": "\"분부대로 하겠습니다\"", "319000611_43": "\"즉시 준비에 착수하겠습니다\"", "319000611_44": "(그래…… 이제 누구도 막을 수 없어)", "319000611_45": "(우리가 꿈꾸던 이상적인 세계가\\n이제 곧 실현될 테니까)", "319000611_46": "\"왜 이럴 때 기어 조정을 해야 하는 거야?\"", "319000611_47": "\"어쩔 수 없어. 브리싱가멘과 공명하면서 기어가 바뀐 건\\n예상 못 한 사태인걸\"", "319000611_48": "\"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토대로 적절히 조정해 두지 않으면\\n실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\"", "319000611_49": "\"그건 들었어.\\n그래도…… 빨리 구하러 가지 않으면 츠바사가――\"", "319000611_50": "\"이제 와서 초조하게 굴어도 소용없어.\\n어차피 그 상황에서는 둘 중 하나일 테니까\"", "319000611_51": "\"다시 붙잡혔거나―― 이미 늦었거나\"", "319000611_52": "\"늦었다니……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!?\"", "319000611_53": "\"진정해. 이론상으로 그렇다는 거야\"", "319000611_54": "\"다들 전자라고 믿으니까\\n이렇게 구출 작전을 준비하는 거잖아?\"", "319000611_55": "\"……미안. 잠시 욱했어\"", "319000611_56": "\"네가 초조해하는 건 이해해\"", "319000611_57": "\"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실패해선 안 돼.\\n그러려면 준비를 단단히 해야지\"", "319000611_58": "\"……한심하네.\\n초조한 건 나뿐만이 아닌데 말이야\"", "319000611_59": "\"나만큼 초조할 그 두 사람도 아무 불평 않고 있는데\"", "319000611_60": "\"어머, 웬일로 고분고분하네.\\n폭주 충동과 싸우면서 조금은 정신적으로 성장했나 봐?\"", "319000611_61": "\"하아…… 마음대로 생각해\"", "319000611_62": "\"후후…… 미안해. 평소랑 다르게 카나데가 얌전하니까\\n귀여워서 놀려 주고 싶었어\"", "319000611_63": "\"이런 상황에 할 소리냐……\"", "319000611_64": "\"아…… 왔다\"", "319000611_65": "\"응?\"", "319000611_66": "\"농담은 이쯤 할까.\\n이렇게 기다리는 시간도 전혀 쓸모없는 건 아니야\"", "319000611_67": "\"무슨 말이야?\"", "319000611_68": "\"기어 조정을 하면서\\n츠바사의 정보를 토대로 적의 계획을 조사했었어\"", "319000611_69": "(그러면 머릿속이 안 복잡한가)", "319000611_70": "\"그 덕분에 츠바사가 어디에 있는지 대강 알았어.\\n게다가 적의 계획도 밝혀낼 수 있을 것 같아\"", "319000611_71": "\"지, 진짜야?\"", "319000611_72": "\"애초에 북극 같은 극지방에 대규모 시설을 만드는 건\\n웬만한 조직이 아니면 불가능해\"", "319000611_73": "\"그렇다면 기존 시설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지.\\n내 예상이 맞았어\"", "319000611_74": "\"북극에 그런 시설이 있었다고?\"", "319000611_75": "\"그래. 북극엔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이 만든 비밀기지가 있어\"", "319000611_76": "\"이름은 로이발트 북극 기지라고 해\"", "319000611_77": "\"로이발트 북극 기지……?\"", "319000611_78": "\"세계 대전 당시에 독일군이 수집한 성유물을\\n보관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대\"", "319000611_79": "\"위치는 아메노하바키리의 반응이 두절된 지점에서\\n30킬로 이내야. 아마 틀림없겠지\"", "319000611_80": "\"그럼 어서 겐쥬로 양반한테 알려야지!\"", "319000611_81": "\"걱정 마. 겐쥬로에게는 이미 보고했어\"", "319000611_82": "\"어느 틈에……\"", "319000611_83": "\"네가 끙끙대는 사이에 말했지\"", "319000611_84": "\"그럼 그거 말고, 적의 계획은 뭔데?\"", "319000611_85": "\"적의 거점이 독일군의 기지라는 점에서\\n한 가지 추측이 가능했지\"", "319000611_86": "\"베르겔미르도 독일군이 보관하던 완전 성유물이라는 건\\n저번에 말했지?\"", "319000611_87": "\"아…… 들은 것 같아\"", "319000611_88": "\"이번 사건의 2대 요인이 모두 독일군의 성유물 연구와\\n관련이 있다는 건 우연이라고 보기 힘들어\"", "319000611_89": "\"아마 연금술사들의 계획은\\n독일군의 연구를 토대로 한 게 틀림없을 거야――\"", "319000611_90": "\"그렇게 생각해서 전에 말한 EU의 연구팀에 정보를 공유했어\"", "319000611_91": "\"그래. 브리싱가멘을 빌렸다는 지인 말이지……?\"", "319000611_92": "\"그래. 그리고 츠바사가\\n로이발트 북극 기지에서 목격했다는 정체불명의 악기――\"", "319000611_93": "\"그것도 독일군이 수집한 성유물일 가능성이 크다――\\n이런 추측도 공유했지\"", "319000611_94": "\"소라 모양을 한 악기――라고 했던가?\"", "319000611_95": "\"응, 그래. 꽤 독특한 모양이라 쉽게 찾아낼 거라고 생각했는데\\n좀 전에 막 답변을 받았어\"", "319000611_96": "\"내용은?\"", "319000611_97": "\"그건 아마 몇 년 전에 도둑맞은 '아르모니카'라는\\n철학 병기일 것이다――라는 정보야\"", "319000611_98": "(얼마 되지도 않는 정보로 줄줄이 알아내다니\\n연구자의 네트워크는 무시무시한걸……)", "319000611_99": "\"첫 전투에서 너와 츠바사를 꼼짝 못 하게 했던 '의문의 소리'도\\n이 철학 병기의 성질과 꽤 높은 확률로 부합해\"", "319000611_100": "\"즉 사람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는 철학 병기라는 거야?\\n그래, 전투할 때야 성가시긴 하겠지만……\"", "319000611_101": "\"싸움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건\\n아무리 그래도 힘에 좀 많이 부친 거 아냐?\"", "319000611_102": "\"그 정도라면 좋았을 텐데……\"", "319000611_103": "\"아무래도 아르모니카의 진정한 힘은 차원이 다른 모양이야\"", "319000611_104": "\"뭐라고?\"", "319000611_105": "\"내가 갖고 있던 자료 중에도 세계 대전 당시에 독일군이 쓴\\n계획서가 몇 개 있거든. 방금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봤더니\"", "319000611_106": "\"그중 하나에 아르모니카의 설계 이론과\\n그걸 사용한 계획 내용이 적혀 있었어\"", "319000611_107": "\"세계 대전의 열세를―― 아니,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\\n무시무시한 대규모 계획, '영원한 자장가' 계획이야\"", "319000611_108": "\"영원한…… 자장가?\"", "319000611_109": "\"등잔 밑이 어두웠어.\\n나한테 이 계획서가 있었을 줄이야\"", "319000611_110": "\"세계를 제패한다니…… 대체 어떤 계획인데?\"", "319000611_111": "\"이 자료에 따르면 철학 병기 아르모니카를 이용해 사람들을\\n영영 깨지 않을 잠에 빠지게 한다―― 그런 계획인 것 같아\"", "319000611_112": "\"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사람을 재운다니……\\n정말 그런 일이 가능해?\"", "319000611_113": "\"α파와 같은 특정 주파수가 수면 도입을 촉진한다는 건 알지?\\n그걸 더 고차원적인 영역에서 간섭하고 유도하는 힘이 있나 봐\"", "319000611_114": "\"철학 병기씩이나 되니까 일반적인 물리 현상을\\n초월하는 힘을 발휘할 거라는 건 쉽게 예상이 가\"", "319000611_115": "\"실제로 그 효과를 단편적으로나마 받은 너희들은\\n운동 중추가 마비돼 동작이 둔해졌었잖아?\"", "319000611_116": "\"그게 그래서 그런 거야……?\"", "319000611_117": "\"미미한 효과였으니 망정이지, 완벽한 상태였다면\\n중추 신경이 강제로 정지됐을 거야\"", "319000611_118": "\"영영 깨지 않는다는 건…… 죽을 때까지 계속 잔다는 거야?\"", "319000611_119": "\"아마도\"", "319000611_120": "\"뭐 그런 소름 끼치는 병기가 다 있어……\"", "319000611_121": "\"……그렇구나. 이 원리면 효과의 심도와 영향 범위는\\n투입된 에너지의 양에 비례하는 모양이야\"", "319000611_122": "\"뭐, 당시에는 기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조차 부족해서\\n계획을 실행할 수 없었던 것 같지만……\"", "319000611_123": "\"……나 참, 그랬구나.\\n그런 병기가 정말 기동했었다면 지금쯤 역사가 바뀌었겠지\"", "319000611_124": "\"응. 그러게…… 정말 무시무시한 계획이야\"", "319000611_125": "\"하지만…… 만약 연금술사들이\\n이 무시무시한 계획을 다시 실행하려는 거라면?\"", "319000611_126": "\"――!?\"", "319000611_127": "\"그래…… 그럼 이제껏 모은 퍼즐이 다 들어맞아\"", "319000611_128": "\"연금술사 알리시아 번스타인이 꿈꾸는 싸움 없는 세상은――\\n아르모니카를 전 세계에 발동함으로써 실현될 거야\"", "319000611_129": "\"그럴 수가…… 전 세계의 사람들이 잠들게 되면――\"", "319000611_130": "\"그래…… 인류 문명은 틀림없이 멸망하겠지\"", "319000611_131": "\"말도 안 돼…… 그런 터무니없는 짓을 꾸미다니……\"", "319000611_132": "(그리고 아마도……\\n계획이 실행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얼마 없을 거야……)", "319000611_133": "\"갑자기 왜 허둥대는 거야?\"", "319000611_134": "\"안 좋은 예감이 들어. 늦지 않아야 할 텐데――\"" }